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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딘캐스] 슈내808 보다가 급








 


  소파가 편하진 않았지만 침대에 눕고 싶진 않았다. 허리 아래,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운 부위가 불편해 제대로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 어설프게 허리를 세우고 있다가 결국은 일어설 수 밖에 없었다. 딘은 혀를 끌끌 차며 침대로 어그적거리며 걸어가 엎드려 누웠다. 흡사 아마존같은 모텔에서는 매우 위험한 자세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베개에 얼굴을 푹 파묻고, 오늘은 아무 일 없이, 그냥 잠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 하루만이라도 그럴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하면서 숨소리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샘과 캐스, 캐스와 샘. 둘의 신경전은 예전부터 은근하게 지속되어 왔다. 천사와 인간이라니, 서로 견줄 수 있는 모양새도 아니었는데. 캐스와 딘의 가벼웠던 스킨십의 수위가 한 계단씩 올라가면서부터 샘은 캐스만 만나면 으르렁거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가운데 끼어 등이 아닌 다른 곳이 터질 것 같아진 딘은, 서로 파지직거리는 둘을 볼 때마다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딘이 처음 캐스를 헌팅에 데리고 갔을 땐, 샘과의 일 때문에 머리도 속도 썩어들어가던 때라 실수를 연발하는 캐스가 귀엽기만 했다. FBI 신분증을 꺼내 드는 것부터 하나하나 다 챙겨야 해서 귀찮았을 법도 한데, 그때는 그런 것도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때와 상황이 달라진 지금, 불쑥 나타나 함께 헌팅하고 싶다니. 딘은 머릿속이 깝깝해졌다. 한숨조차 나오지 않았다. 두 눈 초롱초롱하게 빛내는 천사님을 뫼시고 무사히 헤치고 나갈 수 있을지...


  부검한 사체를 확인하면서, 샘은 캐스가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조근조근 설명했다.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희열감에 발 끝이 움찔거렸다. 곁에 아무도 없었다면 당장 테이블 위에 올라가 춤이라도 췄었으리라. 의욕 넘치던 천사의 기세를 살짝 꺾은 샘은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캐스를 바라보았다. 딘은 샘의 상태가 평소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설마 싶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캐스의 표정이었지만, 어딘가 살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딘은 이것조차 설마 하고 넘겼다. 설마 무슨 일 있겠어?...

 



  ------


 


  케이스를 마무리하고, 그 마을 끝자락에 있는 작은 펍에 들렀다. 동그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셋이 오밀조밀 모여앉았다. 가볍게 맥주로 입가심을 한 셋은, 각자 원하는 술을 주문했다. 딘은 데낄라를 털어넣으며, 오늘은 어떻게! 어떤 섹시레이디와! 쉬어볼까,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옆에서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딘을 노려보는 두 개의 석상 탓에 오래 둘러보지 못했다. 딘이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삐죽거렸다. 샘과 캐스는 그런 딘을 보며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서로 눈을 마주쳤다. 딘은 아무것도 없는 테이블 위에서 핵폭발이라도 일어나는 것 같은 환상을 보았다. 테이블 위에는 작은 잔들이 차곡차곡 놓여지고 쌓아올려지기 시작했다. 길고 깊은 한숨을 쉬며 딘은 둘의 불꽃 튀는 대작을 구경했다. 샘과 캐스가 말도 않고 연거푸 술만 털어넣은 지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 무렵, 샘이 먼저 화장실로 달려가면서 종료되었다. 딘은 멍하게 앉아있는 캐스를 향해 기립박수를 쳐주었다.


 


  샘과 캐스의 대작 탓에 하루 연장한 모텔에서 딘은 숙면을 취하고 있던 중이었다. 어깨를 살짝 흔드는 느낌에 두 눈을 번쩍 뜨고 베개 밑에서 총을 꺼내 겨눈 딘의 앞에는 캐스가 서있었다. 캐스는 헛기침을 하며 딘에게 하얀 비닐봉지를 건넸다. 딘은 잠든 지 두 시간도 안 지났다며 깽알거리며 비닐봉지를 받아들었다가 깜짝 놀랐다. 캐스는 매우 가벼운 듯 들고 있었는데, 실제로 건네받고 보니 팔이 부러질 것 같이 무거웠기 때문이다. 딘은 꿈지럭거리며 일어나 앉았다. 묵직한 비닐봉지 안을 들여다 보니, 온 동네 마트를 죄다 쓸어왔는지 포르노 잡지가 한가득이었다. 딘은 자신이 제대로 본 게 맞는지 연신 눈을 껌뻑거리며 비닐봉지 안과 캐스를 번갈아봤다. 캐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씩 웃었다.


  "네가 좋아하는 것 아닌가."

  "......"

  "임팔라 뒷좌석에 깔려있는 것들을 참고했다."

  "......"

  "물론 같은 것은 아니다, 비슷한 스타일로 골라왔다. 아시아글래머."

  "잘 가, 카스티엘."


  딘은 비닐봉지의 입구를 묶어 잠그곤 침대 아래로 밀어넣었다. 그리곤 캐스에게 손을 짤짤 흔들며 다시 침대에 엎드렸다. 슬쩍 고개를 들어 건너편 침대를 바라보았다. 샘은 술에 쩔어 아직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캐스가 어정쩡하게 침대 옆에서 서있는 것이 느껴졌다. 가만히 서있는 게 아닌, 묘하게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딘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어 캐스를 돌아보았다. 캐스의 눈썹이 아래로 추욱 처져있었다.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무슨 소리가 듣고 싶냐?!"

  "난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싶다."

  "아주! 매우!! 정말!!! 고마워, 캐스. 근데 말이지, 이런 건 매우 개인적인 거라서 누가 사다주거나 하는, 그런 게 아니야."

  "그럼 다시 갖다주고 오면 되는가?"

  "... 그건 아니고."


  캐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딘은 더 이상 대답할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난 좀더 잘게, 캐스. 이젠 보지도 않고 손을 흔들었다. 캐스는 그런 딘을 잠깐 내려다보다 시트를 덮어주곤 퍼드득 거리며 날아갔다. 딘은 날개짓소리를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며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 ... 지금 볼까?... 아니야, 캐스 간 지 얼마 안돼서... ... 근데 신간이던데...


 


  ------


 


  새 케이스는 띵즈 여부를 파악하기 좀 어려운 편이어서, 딘은 마을에 남아 탐문조사를 하게 되었고, 샘은 자료 조사 건으로 차로 여섯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다녀와야했다. 샘에게 임팔라를 내어준 딘은 예상보다 조사가 빨리 마무리되어 모텔에 일찍 돌아오게 되었다. 개운하게 샤워를 한 후 샤워가운만 걸친 채 맥주를 한 병 들고 침대에 길게 누워 노트북을 열었다. 자주 가던 사이트 주소를 넣었다. 익숙한 배경음악이 들리자 흠흠, 헛기침을 하며 맥주를 한 모금 넘겼다. 그리곤 노트북 자판에 촤악 뱉어냈다.


  "제발!!! 캐스!!!"

  "... 아까부터 저기 서있었다."

  "말을 하라고, 말을! 오기 전에 연락하고!"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딘은 맥주를 머금은 노트북을 내려다보다 고개를 푹 숙였다. 샘이 도착해서 또 얼마나 쌩난리를 칠까, 생각하며 노트북을 탁 덮어버렸다. 샘의 침대에 노트북을 던져놓고, 맥주가 흘러 젖어버린 샤워가운을 벗었다. 속옷까지 젖은 건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욕실에 샤워가운을 던져버리고 샘이 사용할 샤워가운을 꺼내 걸쳤다. 솔직히 샤워가운따위 제대로 챙겨입지 않는 편이었는데, 캐스가 와있는 상태라 괜히 신경쓰여서 입지 않을 수가 없었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 병 꺼내 캐스에게 건넨 딘.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았다. 멀뚱하니 서서 그런 딘을 내려다보던 캐스가 건너편 샘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둘은 멍하게 맥주만 들이켰다. 딘은 자신의 휴식시간이 날아가 못내 아쉬웠다.


  "근데, 무슨 일이야?"

  "그냥."


  정신줄이 끊어질 뻔한 걸 겨우 잡았다. 딘은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애써 웃었다. 다음엔 새 핸드폰을 들려줄게, 연락하고 와. 딘의 말에 캐스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딘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은 새 핸드폰을 사오겠다고 다짐했다. 한 번에 맥주를 탈탈 털어넣은 캐스가 트렌치코트를 벗고 딘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딘이 들고 있던 맥주병을 잡고 침대 옆 바닥에 내려놓았다. 딘이 물음표를 대여섯개 달고 캐스를 바라보았다. 캐스가 훅 다가와 딘의 입술을 물었다. 뜬금없는 공격에 당황한 딘이 캐스의 어깨를 밀었지만, 캐스는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딘의 뺨을 감싸쥐고 고개를 틀어 더욱 적극적으로 들이밀었다. 문지르고 핥아대다 입술을 가르고 안으로 들어섰다. 딘이 발버둥치며 기어코 캐스를 떨어뜨렸다.


  "지난번에 A+ 줬잖아!"

  "딘."

  "그래, 나 딘 맞고 너 캐스 맞는데, 뭐야?"

  "난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싶다."

  "... 지난번에 해줬잖아."

  "이것도 네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지난번에 애나랑..."

  "그만."

  "......"

  "캐스, 계속 얘기했지만, 이런 건 정말 정말 개인적인 거야."


  딘은 신의 전사라는 천사 카스티엘의 두 눈동자를 바라보며 늘상 하던 말을 반복했다. 이런 건 엿보고 그러면 안 된다니까? 캐스는 두 눈을 깜빡거렸다. 엿보지 않았다, 그냥 보였다. 딘은 천장이 무너지는 기분에 멍하게 전등을 올려다 보았다. 그래, 어련하시겠어... 캐스의 손이 딘의 뺨에 와닿았다. 딘의 시선이 흩어졌다 캐스를 향했다. 캐스의 입술이 다시 딘에게 닿았다. 부드럽게 아랫입술을 빨고 혀로 마무리하듯 핥았다. 딘의 두 눈이 사르륵 감겨들었다. 캐스의 혀가 딘의 입술 사이를 파고들어 입천장을 핥아냈다. 딘의 어깨가 살짝 움츠러들며 콧소리가 새어나왔다. 캐스의 입술이 딘의 뺨을 지나 귓가로 흘렀다. 귓볼 아래 목선을 핥던 캐스가 살짝 고개를 들어 딘의 눈을 확인했다. 딘의 눈동자가 정처없이 흔들렸다. 캐스의 입술이 딘의 눈꺼풀, 콧대를 지나 다시 입술로 내려앉았다. 서로 숨이 새어나갈 틈이 없을 정도로 맞붙었다. 강하게 흡입되는 입 안에서 서로 맞비벼지는 혀가 뜨거웠다.


 


  딘은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혀를 내어 핥고 있는 천사의 짙은 머리칼을 내려다보며, 매우 혼란스러운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아 캐스의 혀 끝에 닿아 뭉개지는 자신의 돌출부분 때문에 생각할 기력조차 날려보내고야 말았다. 캐스의 목을 끌어안았다. 위로 올라와 다시 입을 맞춰오는 천사에게 온전하게 자신을 내어주었다. 유니폼 같은 자켓을 벗기고 늘상 삐딱하게 매어져있는 넥타이를 풀어주었다. 셔츠 단추를 풀어내며 안으로 손을 밀어넣어 캐스의 살결을 보듬었다. 딘의 샤워가운은 이미 침대 시트나 다름없었다. 캐스의 입술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오목하게 파인 배꼽에 입맞추곤, 드로즈 위에 입술을 올렸다. 딘은 허벅지를 가늘게 떨며 캐스의 손길을 따라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렸다. 드로즈는 가볍게 벗겨져 침대 아래로 굴렀다. 반쯤 선 것을 캐스가 손으로 가볍게 말아쥐었다. 딘의 뒷통수가 베개를 꾸욱 누르며 파고들었다. 두어 번 매만져지던 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캐스의 입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깜짝 놀란 딘이 허리를 튕겨 캐스가 잠깐 헛구역질을 했지만 다시 뱉어내진 않았다. 딘이 화들짝 놀라 허리를 세웠지만, 캐스가 천천히 밀어 눕혔다. 뜨겁고 축축한 캐스의 입 안을 제대로 느낀 딘. 캐스는 입 안에 물고 있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딘이 살짝 아래를 내려다보자, 캐스 또한 눈만 치켜뜬 채로 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딘이 풋 웃고는 자신이 허리를 살짝씩 움직였다. 가만히 딘의 움직임을 보고 있던 캐스가 딘의 것을 놓고 상체를 들었다. 완벽한 쾌감을 위해 움직이던 딘이 뜨거운 곳에서 벗어나게 되자 의아해하며 캐스를 바라봤다.


  "좋은가?"

  "... 아직 평가할 때가 아닌데."

  "알겠다."


  다시 딘의 것을 입에 문 캐스가 종전과는 다르게 강하게 빨며 아래 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딘이 허리를 파르르 떨며 캐스의 리듬보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려 했다. 캐스는 그런 딘의 골반을 붙잡은 채로, 자신의 리듬을 그대로 유지했다. 딘은 시트를 쥐어뜯다 결국은 캐스의 머리칼을 헤집게 되었다. 점점 더 속도가 빨라지고, 딘이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딘의 배에 바짝 힘이 들어가면서, 뭐에 걸리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였다. 딘의 허리가 서너 번 움찔거리곤 천천히 시트로 떨어졌다. 캐스는 입 안에 가득 들어찬 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손바닥에 뱉어냈다. 아직 사정감이 가시지 않은 딘이 나른하게 있다 캐스를 보곤 서둘러 휴지를 뽑아 손바닥을 닦아줬다. 캐스가 묘하게 아쉬운 눈빛을 하며 휴지를 바라보았다.


  "왜?"

  "샘은 항상 이걸 네..."

  "......"

  "알겠다."


  딘의 서슬퍼런 눈빛에 캐스가 입맛을 다시며 뒤로 물러났다. 캐스는 자신의 어깨에 걸린, 벗겨지다만 셔츠를 다시 치켜올리고 단추를 채웠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던 딘을 바라보며 시트를 끌어올려 덮어주었다. 그리곤 딘의 뺨에 가만히 입을 맞췄다. 딘의 눈이 살짝 감기며, 캐스의 뒷목을 매만졌다. 캐스의 입술이 딘의 입술에 닿아 가볍게 눌렸다 떼어졌다. 딘의 입술 사이로 혀가 빠져나와 캐스의 입술을 핥았다.


  "딘."

  "응..."

  "......"

  "......"

  "딘."

  "그래, A+ 줄게, 준다, 줬다! 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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