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4 스포 살짝 + 610 캐스
짤은 그냥 딘 표정이 좋아서...
딘은 잠을 자는 것이 어려웠다. 일주일에 서너 시간을 겨우 채울 따름이었다. 위스키를 반 병 넘게 비우고 나서야 몸이 좀 나른해지는 느낌이 찾아들고, 그렇게 긴장이 누그러져야 눈꺼풀을 닫을 수 있었다. 잠을 잔다고 해도 푹 잠들 수 없었다. 항상 촉각, 청각을 곤두세우고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띵즈들에 대비했다.
거언 한 달 정도를 쉬지 않고 띵즈 사냥에만 집중했다. 약한 소리 한 번 없이 항상 딘과 함께 움직였던 샘이, 피로 누적과 함께 독감에 걸려 결국은 병원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괜찮다고 손사레를 치며 곧 죽어도 딘과 함께 모텔에 있겠다며 깽알거리던 샘은, 딘에게 명치를 한 방 세게 맞고 임팔라에 실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한쪽 팔에는 링거를 꽂은 채로, 촉촉하게 젖은 두 눈을 반짝거리며 딘을 올려다보는 샘. 아프니까 포옹해줘야 낫는다며 두 팔을 허우적거리는 샘을 보며 딘은 소름 돋은 팔을 쓸어내려야 했다. 하지만 마음에 걸려 샘을 두고 병원을 나설 수도 없었다. 코 끝이 찡할 정도 풍겨대는 알코올향을 음미하며 샘의 병실 안 간이침대에 길게 드러누워 아시아글래머들을 감상했다. 샘은 아예 딘의 간이침대 쪽으로 몸을 틀어누워 딘의 옆태를 끈적거리게 바라보았다.
"닳겠다."
"누가 할 소리."
"형도 좀 쉬어. 피곤하잖아."
"난 괜찮아."
"요즘 통 못 잤잖아."
"충분히 자고 있어."
"아니, 나랑 말이야."
"......"
"지금 쉬어둬야 이따가 나랑 할 수 있잖아."
딘은 잡지를 탁 덮고 베개 밑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곤 벌떡 일어나 샘의 침대 곁으로 다가가 섰다. 형, 지금???!!! 얼굴이 확 달아오른 샘이 서둘러 시트 한 켠을 붙잡고 들어올리며, 옆으로 슬쩍 움직여 자리를 만들었다. 그런 샘을 내려다보며 싱긋 웃다가 윙크를 찐하게 한 방 날려준 딘은 간호사 호출버튼을 꾸욱 눌렀다. 병실 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 활짝 열고는 기운차게 간호사를 불렀다.
"샘 스미스 환자가 고열로 헛소리를 합니다! 어서 진정제를!!!"
보슬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임팔라가 주차되어 있었던 터라, 그냥 걷기로 했다. 베이지색 자켓에 빗방울이 떨어져 동그란 무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뒷좌석을 열고 들어가 길게 드러누웠다. 살짝 젖은 머리를 털어내고 큰 심호흡을 하고 가만히 임팔라 내부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몸은 피곤한 느낌이었는데 정신은 더욱 또렷하게 맑아지고 있었다. 끝도 없이 막막한 기분이 몰려와 딘의 머릿속을 헤집어놓기 시작했다. 딘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깊은 호흡을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풀어내기 위해 실마리를 찾다가 결국은 과거로 끌려들어가버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가슴에 커다란 돌덩이가 올라앉은 것처럼 무거워졌다. 딘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
"딘."
딘은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 뒷좌석에서 튕겨져 일어날 뻔 했다.
"... 불쑥불쑥 찾아오지 말라니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아. 병실에 놓고 나왔나 보다."
"샘은 자고 있었다."
"헛소리하길래 재워달라 그랬어."
"바로 낫게 해줄 수 있다, 왜 부르지 않았나."
"바쁘잖아."
"그래도 네가 부르면 언제나 내려왔다, 딘."
"... 알아."
딘은 바쁜 캐스를 배려하기 위함인지, 언제나 혈기왕성한 동생에게서 주도권을 다시 되찾고 싶은건지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별로 부르고 싶지 않았다는 말은 꿀꺽 삼켜버렸다. 조수석에서 이상하게 옆으로 틀어앉아있는 캐스를 보다, 딘은 두 눈이 피곤해지는 걸 느꼈다. 마른 세수를 하며 뒷좌석에서 주욱 미끄러졌다. 캐스의 손이 쭈욱 뻗어 다가왔다. 딘은 캐스의 손목을 잡아 멈추었다. 캐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딘을 바라보았다. 나 괜찮아, 캐스. 얼마 누워있지도 않았는데 목소리가 푹 잠겨있었다. 헛기침 몇 번으로 목을 푼 딘은 어깨를 으쓱하며 캐스의 손목을 놓았다.
"딘."
"응."
"샘에게 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뭘."
"지금 네가 마음에서 지우지 못하는 것들."
... 샘이 너무 크다는 거? 이틀에 한 번씩 모텔 방안이 난장판이 돼서 프론트에 열쇠 맡길 때마다 눈치 보인다는 거?? 요즘은 뒤쪽으로도 느껴진다는 거???...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다."
"... 아무 때나 생각 읽지 마라."
"네가 잠들지 못하는 건 널 짓누르는 자책감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
"......"
"혼자 끌어안는다고 해서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오늘은 일요일이 아닙니다, 천사님."
"이건 설교가 아니다, 딘. 네 마음이 다치고 상처받을 때마다 나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무력감을 느낀다."
"......"
"네가 샘을 걱정하는 것처럼 나도 네가 걱정된다, 딘 윈체스터."
딘은 캐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자신을 보듬어 끌어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먹먹하게 저려오는 것 같더니 꼴사납게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 같아 딘은 서둘러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뺨을 다 태워버릴 정도로 또렷하게 바라보고 있는 캐스를 알고 있었다. 캐스가 언제나 자신을 걱정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캐스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걸 인정해버리면, 전혀 그럴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샘과 자신 사이의 무언가가 위험해질 것만 같아서 쉽게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딘은 작은 헛기침을 하며 캐스를 바라보았다. 캐스의 두 눈은 올곧고 선했다. 캐스가 자신을 치료할 때처럼, 손을 뻗어 캐스의 이마에 손끝을 댔다. 캐스의 눈동자가 자신의 이마 쪽을 향했다가 다시 딘을 바라보았다. 딘이 씩 웃었다.
순간 캐스의 손이 딘의 손목을 잡아내려 강하게 끌어당겼다. 힘을 쫙 빼고 늘어져있던 딘이 작은 테디베어처럼 조수석으로 쫙 끌려왔다. 캐스의 손이 딘의 두 뺨을 잡아 이끌었다. 딘의 입술 위로 캐스의 입술이 닿았다. 오물오물 캐스의 입술이 딘의 입술을 깨물다 혀로 틈을 가르고 파고들었다. 딘은 다가온 따뜻한 입술과 혀가 부드러워 스르륵 눈을 감았다. 치아를 더듬거리다 입천장을 살짝 스치는 느낌에 어깨를 움츠리며 콧소리를 냈다. 캐스의 혀는 매우 조용하게, 깊고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딘은 조수석을 붙잡고 있다 캐스의 어깨를 잡으며, 고개를 살짝 꺽어 캐스를 좀더 깊이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캐스의 엄지손가락이 딘의 뺨을 훑고 지나가고 나서야 딘은 자기가 울고 있음을 알았다. 캐스의 입술이 멀어졌다. 딘의 뺨, 눈가에 입술이 닿았다. 딘은 울컥 치밀어오르는 감정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눈가에 입맞추며 눈물을 핥는 캐스 입술을 찾아 자신이 고개를 들어올리다 임팔라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다. 캐스의 손이 딘의 정수리를 살짝 덮었다. 딘은 아랑곳하지 않고 캐스의 입술을 핥으며 좀더 깊은 키스를 원했다.
쾅쾅쾅쾅쾅!!!!!!
"문 열어! 뭐하는 거야!!!"
"스미스 환자분,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형!!! 딘!!! 딘 윈체스터!!!"
"진정제 부탁해요! 어서요!"
"카스티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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